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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28 01:43
   
십자가 타령
 글쓴이 : dangdang
조회 : 399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369 [236]


십자가 타령


  올해도 사순절을 전후해 십자가전시회 나들이 중이다. 지난 부활주일까지 안산 꿈의교회에서 진행하였고, 지금은 삼척제일교회에서 전시 중이다. 안산전시는 세월호 참사 3주기와 맞물려 의미를 부여하려고 ‘세월호 십자가’ 5점을 따로 제작해 선 보였다. 실은 십자가 안에는 그 자체로 고통과 눈물, 아픔과 위로가 두루 담겨 있다.


  반갑게도 2005년 ‘세계의 십자가 展’ 이후 다양한 십자가 전시가 이곳저곳에서 열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작년에 인천 학익교회에서 교인들이 만든 십자가 전시회가 열렸는데 ‘나도 십자가 작가 전’이라고 불릴만하다. 학익교회는 예배당 벽면에 우리나라 DMZ에서 수집한 각처의 돌들을 붙여두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십자가를 전시하고 있는 셈이다. 십자가는 평화의 기도를 품고 있었다. 


  2년 전에는 인천 작전동교회에서 십자가 전시회가 열렸다. 교회 안에 있는 십자가 이미지들을 모아냈는데, 바닥 타일에서부터 기둥과 보, 유리창에 이르기까지 교회 안에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참 다양한 십자가 형태가 존재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가장 인상적인 십자가는 담임목사 팔뚝에 새겨져 있었다. 청년 김의중은 예수님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기 팔뚝에 십자가 문신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그것도 훨훨 달군 연탄집게로! 그 아뜩한 사랑의 추억도 사진에 담겨 전시하였다.


  나도 십자가를 만들었다. 비록 솜씨 없으나 그래도 담임목사가 성의껏 만들어서 대심방 때 선물하니 집집마다 정성껏 붙여 두고 있다. 이름을 붙이길 ‘또 십자가’라고 하였다. 1994년 대림절에 처음 ‘엠마오 십자가’를 수집한 이래 23년째 십자가 타령을 하다 보니 ‘또? 십자가’가 되었다. 두 번째 작업으로 ‘혼인십자가’ 빗기에 도전하는 중이다.


  성금요일에는 격년으로 ‘십자가 못 박기’를 한다.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은 예수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일일이 못에다 색을 칠하여 의미를 부여하였다. 금색은 자기중심적인 이기심, 녹색은 탐욕, 빨강색은 분노와 미움, 파랑색은 교만함 그리고 은색은 연약함과 두려움이다. 고난기도회 중 이것 중에서 내게 해당하는 못들을 선택하여 못 박는 것이다. 대개 하나, 둘을 고르지만 어떤 사람은 다섯 개 모두를 차례로 못 박기도 한다.


  
  사순절 내내 ‘마음으로 찍은 십자가’를 교회 홈페이지에서 수집하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십자가 이미지를 찾아서 스마트 폰으로 찍어 올리는 것이다. 내 눈이 높은 까닭인지, 한동안 눈을 부릅뜨고 불을 켜고 다녔지만 한 컷도 못 찍었다.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한 예열과정이었나 보다. 조금 더 겸손하게 살피면 자연, 거리, 생활공간 어디든 십자가가 없는 곳은 없었다.


  십자가를 찾는 ‘거룩한’ 욕심으로 보면 세상 끝 어디든 십자가가 없는 곳은 없더라. 북한대학원 수학여행 중 압록강과 두만강 국경답사 길에서도 십자가를 찾아냈다. 한반도, 중국, 러시아 3국이 만나는 방천에서 구한 ‘옥 십자가’ 다섯 개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누구 솜씨일까? 새끼손가락 보다 훨씬 가는 옥 표면에 예수님의 십자고상을 입체적으로 새긴 주인공을 두고두고 상상하였다.


  ‘세계의 십자가 展’에서 인기 만점인 ‘커피 십자가’는 기획 작품이다. 한 가운데 십자가 틀 안에 커피를 채우고, 사방에 27개의 작은 십자가들로 장식한 것이다. 사실 커피가 주재료여서 커피 십자가가 아니라, 작은 십자가들을 만든 작가가 커피 플랜테이션의 농부들이어서 커피 십자가이다. 십자가를 채색한 남미 콜롬비아 농부들은 라틴십자가와 타우십자가 나무판에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일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알록달록하게 그려냈다.


  콜롬비아 산 십자가 소품들은 2005년 독일 하노버 교회의 날에서 수집한 것들이다. 당시 커피공정무역과 관련한 부쓰가 있었는데 얼마를 기부하면 감사의 표시로 십자가 하나를 선물로 주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콜롬비아 농부 십자가를 얻기 위해 무려 27번을 들락 거리며 적잖은 기부를 했다. 현재의 커피십자가는 쓴 맛과 단 맛을 동시에 품고 있는 셈이다.


  상성규 화백은 대전에서 함께 십자가 전시회를 한 가톨릭 작가이다. 해미 읍성에는 그가 그린 대형 순교자 작품이 있는데, 흰 옷을 입은 순교자들이 따르는 십자가가 처연하다. 조선전교 초기에 순교자가 된 그들은 이런 기도문을 남겼다.


  “주여! 우리를 매 맞아 죽지 않게 하옵소서/ 주여! 우리를 굶어 죽지 않게 하옵소서/ 주여! 우리 어미 아비 자식이 한데 모여 살게 하옵소서/ 주여! 겁 많은 우리를 주님의 나라로 부르지 마시고 우리들의 마음에 주님의 나라를 세우소서/ 주여! 주를 배반한 자를 모두 거두시어 당신의 품에 안으소서/ 주여! 우리 죄를 묻지 마시고 다만 사하여 주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들은 십자가를 어떻게 이해하고, 믿고, 그 앞에 순종했기에 배반하지 않았을까? 부끄럽고, 두렵고, 가슴 아프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목사로 적당히 살려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적당히 살려면 십자가는 자랑할 만한 것이 못된다. 십자가는 사랑할 만한 것이 못된다.


  마틴 루터는 십자가의 길이란 하나님 나라와 세상을 향해, 심지어 고난 받는 현실 앞에서도 나 자신을 개방하는 것임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는 종교개혁자로서 세상과 교회 현실 가운데 자기를 개방함으로써 평생 수난자의 삶을 살았다. 올해는 종교개혁 500년이다. 마틴 루터가 새롭게 한 ‘십자가 신학’은 개신교회를, 또 건강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연단시켜왔다. ‘다시’ 십자가를 십자가답게 회복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송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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