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 바람꽃
나지막이 내려앉은
봄 햇살 한줌에
깊은 그곳 빗장 열어
스쳐가는 理致
하늘하늘 흰빛으로
불러들이다
막연하나마 보이지 않는 저 너머 세상이 들어있는 듯한 이름입니다.
바람꽃들은 입춘 즈음부터 올라오기에 절기를 나눈다는 뜻으로 분절화(分節花)라 불리기도 하지만 ‘바람’ 이라는 부드러운 이름이 훨씬 어울립니다.
땅이 꽁꽁 얼어 있을 때 바람보다 먼저 계절을 몰고오는 꽃들입니다.
2월초, 변산바람꽃으로 시작해 너도바람꽃, 만주바람꽃, 꿩의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과 나도바람꽃, 들바람꽃 그리고 남쪽에만 있는 세바람꽃과 남바람꽃…그 외에도 여럿이지요.
앞에 달고있는 이름이 붙은 이유와 사는 곳은 각각 달라도 잡히지 않는 시간의 흐름을 곱고 귀한 모습으로 우리 눈 앞에 보여주지요.
꿩의바람꽃은 3월말부터 높은 산에는 5월까지 우리나라 어디서나 만날 수 있어요.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이 다른 바람꽃들보다 많고 크기도 15센티내외, 꽃의 지름은 3~4센티정도로 다른 바람꽃들보다 큰 편이어서 구별이 쉽습니다.
숲에 들어가면 발 밑을 살펴보셔요.
나지막이 새하얀 봄이 내려앉아 있을 겁니다.
류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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