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게시판
바이블25
크리스천라이프
커뮤니티
갤러리
성경/찬송가
지역정보
로중
전도
뉴스
QT
전도모음
Cristian YouTube
     
커뮤니티
칼럼
명언묵상이미지
하늘양식
오늘의책
십자가
명상
영상
설교
말씀
독자편지
독자편지 [120]
 
 
 
     
 
 
 
작성일 : 17-04-14 23:36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글쓴이 : dangdang
조회 : 349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292 [214]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네가 모든 일을 걱정해야 하는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굴지 마.
소년이 뭐라고 말을 했지만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뭐라고?
소년이 고개를 들었다. 눈물에 젖은 더러운 얼굴. 그렇다고요. 제가 그런 존재라고요.”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The Road)의 한 장면이다. 감히 ‘감히 성서에 비견되는’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하는 <로드>는 수많은 상징과 은유가 숨 막힐 정도로 가득 찬 수작이다. 그런데 소설을 읽다 보면 ‘성서에 비견되는’이라는 수식어가 단지 이 작품의 문학성에만 관계된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내용과도 관계가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 안에서는 신의 부재가 편재한 묵시적 세계 속에서 처절하게 신의 흔적을 찾으려는 노력을 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유명 문학평론가는 이 작품에 대해 “희망이 없을 때 희망은 가장 숭고해진다”라는 표현과 함께 자신의 말을 더하기도 했다.


묵시록적인 재난이 휩쓸고 지나간 후 황폐하기 이를 데 없이 재로 뒤덮인 세상에서 한 남자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추위와 굶주림과 싸우며 남자는 생존을 위해 막연히 따스한 남쪽으로 향하기로 한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것은 추위와 굶주림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 먹을 것이 없어진 후 서슴없이 인육을 먹기 시작한 인간들이다. 위의 장면은 자신들의 식량을 탈취했던 도둑을 쫓아가 잡은 후 총으로 위협해 옷을 모두 벗기고 얼어 죽을지도 모를 상태로 도둑을 방기한 채 다시 길을 떠난 상황에서의 대화다. 남자는 집요하게 도와주자는 아들을 야단친다. 저런 악한에게 동정이 가당키나 하냐며, 어쩌면 우리가 죽을 수도 있었다며, 그러면서 남자는 마지막으로 소리쳤던 것이다. “네가 모든 일을 걱정해야 하는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굴지 마.”(You're not the one who has to worry about everything.) 그러자 소년은 눈물에 젖은 더러운 얼굴로 말한다. “그렇다고요. 제가 그런 존재라고요.”(Yes I am. I am the one.)


신과 인간, 믿음과 희망과 사랑에 대한 은유와 역설로 가득 찬 소설은 세상이 끝장난 바로 그곳에서 선한 소년의 입을 빌어 불신과 절망을 넘어선 희망을 감히 말한다. I am the one. 내가 바로 그 사람이라고. 어쩌면 남자의 말은 우리 모두의 말일지도 모른다. 왜 굳이 나여야 하는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있을 것 아닌가, 나 하나 살기도 힘든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돌아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신이 아니다, 내가 신처럼 세상 모든 일을 걱정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은 아마도 소년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네가 바로 그 사람이다.” 소설 속에서 선한 소년이 사람이 착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람을 먹는가 먹지 않는가였다. 소년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우리는 사람을 먹지 않을 것이라고 끊임없이 아버지에게 확인한다. 현대사회에 대한 이 얼마나 서늘한 은유인지. 다른 이의 삶을 갈취해 배 부르는 사람이 넘치고, 다른 이의 영혼을 갈취해 배 부르는 사람이 넘치는 이 묵시적인 현실세계에서도 소년의 대답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내가 그 모든 일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인가? 그렇다.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주님께서 가인에게 물으셨다. ‘너의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창 4:9)


이진경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Copyright(c) 2012 http://bible25.bible25.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