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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2]
 
 
 
     
 
 
 
작성일 : 17-02-18 00:04
   
말과 생각
 글쓴이 : dangdang
조회 : 306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7997 [274]



말과 생각


전도유망한 한 캐나다 감독이 지성미 가득한 공상과학 영화 한 편을 내놓았다. 감독의 이름은 드니 빌뇌브, 영화의 제목은 <어라이벌(Arrival)>, 한국에서는 <컨택트>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다.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라는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외계인과 지구인의 조우를 다루는데,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외계인의 언어를 배워가는 언어학적 과정을 중심에 두는 동시에 삶 자체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품고 있는 매우 흥미로운 영화다. 영화는 시종일관 진지한 언어학적 관심을 견지하며 언어학의 한 이론인 ‘사피어-워프 가설’을 적극 차용한다. 사피어-워프 가설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언어가 사고방식을 결정한다는 가설이다. 영화는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선형적 시제를 담고 있는 인간의 언어와는 완전히 다른,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비선형적으로 동시에 공존하는 외계인의 언어를 배워가는 주인공의 사고방식이 외계인의 사고방식을 닮아가는 모습을 기발한 영화적 반전과 함께 묘사하고 있다.


영화 속 설정의 외계인 언어와 지구인 언어의 가장 큰 문법적 차이는 시제가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흥미롭게도 이 차이는 성경의 언어인 구약의 고대히브리어와 신약의 고대헬라어의 문법적 차이와도 비슷하다. 유럽어를 포함한 현재 대다수의 언어들과 유사하게 고대헬라어는 분명한 시제의 구별을 지닌 언어다. 즉, 고대헬라어에서는 우리말에서처럼 동사는 과거, 현재, 미래의 시제가 문법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그러나 구약의 언어인 고대히브리어는 이와 달리 시제의 언어가 아니라 관점의 언어라고 불릴 만한 언어다. 즉, 동사는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적 구별의 형태로 파악되고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열리고 닫힌 관점으로 파악되고 사용된다. 이에 따라 대개 열린 관점의 동사는 현재나 미래로, 닫힌 관점의 동사는 과거로 번역되기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대체로 그렇다는 말이고 실제로는 문맥에 따라 열린 관점의 동사가 과거로, 닫힌 관점의 동사가 현재로 번역되어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등장한다.


이 지점에서 언어가 사고를 규정한다는 사피어-워프의 가설을 따라 생각해보자면 구약성경을 읽는 방식에 하나의 흥미로운 가설도 세워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구약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이야기를 뚜렷한 시제 구별의 언어로 번역하여 과거의 사건으로 읽고 이해하는 현대인들과는 달리, 혹시 고대히브리어를 사용했던 옛 히브리인들은 하나님에 관한 모든 과거의 이야기들을 과거의 이야기임과 동시에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로 읽고 이해했던 것은 아닐까? “하나님이 구원하셨다.” 이렇게 우리로서는 과거시제로만 번역하여 이해할 수 있는 말을 시제와는 무관하게 “하나님이 구원하셨다.”, “하나님이 구원하신다.”, “하나님이 구원하실 것이다.” 이 모두로 동시에 읽고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과거의 이야기는 동시에 현재의 이야기도 될 수 있으니 언어가 사고를 규정한다면 옛 히브리인들은 하나님의 과거 구원이야기를 끊임없는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로도 동시에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만일 그렇다면 과거의 하나님의 역사는 동시에 지금의 하나님의 역사가 되고, 동시에 미래의 하나님의 역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속성을 가장 잘 표현한 언어요, 그 언어에 따른 사고방식이야말로 하나님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였을 것이다. 어쩌면 바울이 들었다는 천상의 언어 또한 그런 종류의 언어일지도 모를 일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모두 하나인, 시작이 끝이고 끝이 시작인, 그런 하나님을 닮은 언어일지도.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나님께서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계 1:8)


이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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