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하여 기도 합시다
필자는 무슨무슨 조찬기도회라든가 구국기도회 같은 것에 대해 별로 좋게는 생각하지 않아 왔다. 물론 그 같은 기도라 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에 순수치 못한 것들이 섞여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내가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혀 이마를 땅에 댄 채 기도하자고 외쳐 부탁드리고 싶다. 지금 우리는 국가의 대위기를 겪고 있다. 전쟁이 터져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버금갈 만큼 큰 위기이다.
이는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국민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헌법의 가치를 여지없이 훼손한 국정농단의 범죄 사실이 수십 수백에 달한다. 그런데도 뻔히 밝혀진 사실조차도 아니라고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발뺌을 한다. 중대본에서 자신의 입으로 한 말이 눈앞에 벌이지고 있는 사실처럼 증명하고 있는데도 세월호 참사에 대해 오리발을 내밀고 있는 모습은 차라리 측은하기까지 하다.
맞불집회에 나온 사람이 촛불집회에 모인 사람의 두 배가 넘는단다. 최순실을 보고는 평범한 가정주부라고도 한다. 그런가 하면 그런 최 씨는 억울하다며 게거품을 문다. 비선 의료인 김영재 씨의 부인 박채윤 씨는 아직 조사도 받기 전인데도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는 강압수사를 했다고 한다. 거기에다가 계획적이고도 조직적으로, 그에 전문성까지 더해 가짜 뉴스를 생산함으로 혹세무민하려는 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저들에게는 옳고 그름 같은 건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나라가 망한다 해도 상관할 것이 못 된다는 태도다.
국민들로서는 분노를 참고 견디는 것만도 벅찰 수밖에 없다. 혈압으로 인한 환자가 늘고 있다 한다. 그러나 희망이 있어 견딜 만 했다. 탄핵 정국이 2월말이나 3월초에 끝이 나면 죄를 지은 사람들은 벌을 받고, 나라는 정상으로 돌아가리라는 희망이 있어 견딜 만 했다.
그런데 그 희망이 박근혜 대통령과 그 대리인들의 끈질기고 비열한 탄핵 지연 공작에 의해 불투명해졌다. 탄핵이 3월 13일까지 끝나지 않는다면 이 혼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 생각만으로도 아찔한 일이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 촛불도 들어야 하고 외치기도 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주만물을 주관하시는 전능의 하나님께 우리를 이 위기에서 구해 주시라고 기도드려야 한다. 나와 나의 자자손손이 대대로 살아 갈 이 나라를 위하여 그리해야 한다.
임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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