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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24]
 
 
 
     
 
 
 
작성일 : 16-12-05 23:56
   
아름다운 손
 글쓴이 : dangdang
조회 : 324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7646 [221]


아름다운 손


한 주간도 잘 지내셨습니까? 진부령은 피망, 상추, 배추 등의 농사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한 해 농사의 마무리 뒷정리들을 하면서 동시에 황태를 만들기 위한 덕장들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눈이 내리면 여기저기 명태를 걸어 황태 만들기 작업에 들어갈 것입니다. 제대로 된 황태를 진부령에 와서 처음 먹어보았는데 국을 끓이면 구수한 맛이 일품입니다. 추운 아침에 황태와 두부를 넣은 따듯한 국 한 그릇이면 온 몸이 따듯해집니다.


   저는 손이 곱고 예쁜 사람을 부러워했습니다. 요즘도 가끔 손이 섬섬옥수 희고 기다랗고 흉 하나 없이 예쁜 손을 보면 눈길이 갑니다. 원래 피부가 검어서 어린 시절부터 ‘깜상’이라고 놀림을 받던 저는 손도 검은데다 워낙 산으로 들로 다니며 놀았던지라 손이 곱지 못했습니다. 겨울이면 밖에서 노느라 갈라지고 터진 손을 아랫목 이불 속에 넣으면서도 장갑을 끼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지 않았고, 여름이면 개울에서 소꿉장난을 하느라 돌을 갈고 으깨며 손을 혹사시켰습니다. 게다가 불놀이를 하다가 데인 상처, 야밤에 엄마 몰래 쥐포를 먹으려고 자르다가 칼을 거꾸로 들고 쥐포를 잘라 베인 상처, 유리에 베인 상처 등 상처가 많아 더더욱 예쁜 손이 아니었습니다. 예민하던 사춘기 시절에는 버스를 타고 손잡이를 잡으면 어느 각도가 더 예뻐 보이나 혼자 이러 저리 살펴보곤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혹자는 ‘얼굴을 보고는 모르는 나이도 손과 목을 보면 안다.’고 말했습니다. 가끔 손을 펼치고 보면 굵은 마디와 주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기름이나 물에 덴 작은 상처들이 이제는 어린 시절처럼 잘 아물지도 않고 흉도 선명해서 점점 손은 미워져 갑니다. 손을 조금이라도 더 신경 쓰고 보살펴 주어야 현상유지가 될 것 같기 때문에 설거지 할 때는 꼭 고무장갑을 낍니다. 미우나 고우나 하나 밖에 없는 제 손이기 때문에 소중합니다.


   요즈음은 빈번하게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손이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이전에 제가 대면하고 만나던 사람들은 육체노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손이 고왔습니다. 남자들도 섬섬옥수 고운 손이 많았습니다. 제 눈에 띄는 손이라고 하면 아주 고운 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손은 관절이 제각각의 방향으로 휘어져 있거나 손가락이 없거나 손톱이 뭉개진 손들입니다. 저마다 열심히 살아온 그 손들은 어딘가 한 곳이 심한 손상을 입고 있었습니다. 가장 빈번하게 보이는 것은 관절염으로 인한 손가락의 변형입니다. 아프고 뻣뻣한 손이지만 하루의 노동을 쉬면 그만큼 생활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아픔을 참고 일을 합니다.


   열심히 살다보니, 자녀들을 기르다보니, 먹고 살기 위해서 힘들어도 참고 일하다보니 몸에 무리가 와서 생긴 질병들입니다. 손끝에 손톱이 없으면 무거운 것을 들 때마다 손가락 살이 부딪치고 쓸릴 터인데 그래도 씩씩하게 허허 웃으면서 “나는 시원시원한 성격이예요.”하고 자랑을 하는가 하면, 한쪽 손이 없어도 “나는 좀 불편할 뿐이지 뭐든 다 할 수 있어요.”하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뭐라 말 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험해 보이는 손이지만 그들 자신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인생의 훈장이자 동반자였습니다.


   알브레히트 뒤러가 그린 ‘기도하는 손’을 보면 마디가 굵어지고 손끝이 휘어 보이는 한 남자의 기도하는 손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 손은 뒤러의 친구 프란츠 나이스타인의 손입니다. 너무 가난해서 생계를 위해 일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던 두 사람은 두 가지 일을 다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둘은 제비뽑기를 해서 한 사람은 그림을 그리고 한 사람은 돈을 벌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제비뽑기 결과 뒤러가 그림공부를 하고 프란츠가 노동을 해서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프란츠는 뒤러가 학교를 졸업하고 유명한 화가가 될 수 있게 도왔습니다. 졸업을 한 뒤러가 프란츠의 미술공부를 도우려 했지만 프란츠는 이미 오랜 노동으로 손이 굳어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뒤러는 자신이 화가로서 훌륭한 하나님의 도구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는 친구 프란츠의 손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손이 가장 깨끗한 손이요, 가장 위대한 손이다. 기도하는 자리가 가장 큰 자리요, 가장 높은 자리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뒤러가 그린 ‘기도하는 손’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손이 순수한 희생과 사랑의 손이기 때문입니다.


  뒤러의 ‘기도하는 손’처럼 삶으로 기도해 온 이들의 닳고 휘어진 손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바로 그 험한 결핍의 손에 묻어 있습니다. 거칠고 휘어진 그 손은 우리 모두의 젖줄인 어머니 아버지의 표상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그 거친 손에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꼭 모은 프란츠의 두 손이 세상을 살아 숨 쉬게 하는 힘입니다.


   오늘 하루 땀 흘려 일하며 정직하게 살아온 이들의 거친 두 손을 꼭 잡아드려 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눈에 보기에 좋은 것을 최고로 여기는 저의 마음도 꼭 다잡기로 합니다. 고된 삶을 성실하게 살며 삶으로 기도하는 손을 멸시하지 않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제게 주시기를 저도 두 손 모아 기도해봅니다


홍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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