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들에게 마음을
우리는 몸이 아플 때 증상에 따라 다르게 행동합니다. 견디다가 약을 사먹기도 하고 심하면 병원을 찾습니다. 양의사보다 한의사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환경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것들이 어떤 증상을 앓고 있는지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대응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까지 사람이 이름붙인 살아있는 것들은 그 종류가 170만 종이 넘습니다. 이름 없는 것까지 합하면 약 6천만에서 1억 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들은 지금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일까요? 이들 수많은 살아있는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은 갈갈이 찢기고 패이고 썩고 병들어 있습니다. 국토의 허리인 백두대간, 생태계의 보고인 개펄, 철새가 쉬어가는 습지, 얼마 남지 않은 평야에다가 최후의 녹지인 그린벨트까지 …. 어느 곳을 둘러봐도 똑같습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농지와 산림, 그리고 개펄이 매년 크게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또 대규모 개발사업, 도시화,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농약 남용 등으로 살아있는 생물들의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만도 연간 수백 종에 이르는 살아있는 생물종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하늘과 땅, 바다를 벗 삼아 살아온 하나님의 피조물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조차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생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그들 모두의 증상은 과연 어떤 상태인 걸까요? 혼자서 견딜 수는 있는 것일까요? 약을 발라주고 더 이상 덧나지 않게만 하면 되는 걸까요? 아니면 대수술을 해야 하는 걸까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하나님의 자녀'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들에게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줄 하나님의 자녀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 것일까요? 우리가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
진정한 도움은 그들과 같이 아파할 때만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조지 세션스는 우주 만물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을 하나의 '전환'이라고 하였습니다. 일단 마음이 일어나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레 19:18)신 말씀대로 신음하는 피조물을 이웃으로 여기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일회용품 등 반환경적 제품의 사용을 삼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물과 전기를 아껴 쓰며 중고용품을 사용하고, 육식을 줄이고 음식을 절제하며, 작고 단순하고 불편한 것을 즐기는 일이 자연스럽게 가능해질 것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하는 우리의 실천이 비록 작을지라도 그 일로 말미암아 주님께 칭찬받고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권세를 축복으로 얻을 수 있게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유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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