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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8-31 00:28
   
부조리한 세상
 글쓴이 : dangdang
조회 : 278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7100 [221]


부조리한 세상


20세기의 위대한 사상가들을 괴롭힌 것은 '부조리'였다. 인간의 이성은 세상을 합리적 질서 안에 재배치하려 하지만, 현실은 결코 그 질서에 포섭되지 않았다.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혼돈과 무질서, 그리고 의미 없음이 사람들을 확고하게 사로잡았다. 카프카의 작품 <변신>의 작중인물인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문득 거대한 벌레로 변한 자신을 발견했다. <심판>의 작중인물인 요제프 K는 자기 죄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나찌의 수용소에서 한 줌의 재로 바뀌거나 세탁용 비누로 변한 사람들의 존재, 세월호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다가 속절없이 죽어간 사람들, 혹은 터키 앞 바다에 시체로 떠밀린 세 살박이 시리아 아이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은 우리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기표로 서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거침없이 신앙의 언어로 설명하려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마치 신의 대변자라도 된 듯 모든 일이 신의 뜻 안에서 일어난다고 말한다. 그들은 그런 부조리한 현실 앞에서 멀미를 하고 있는 인간 실존의 흔들림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알 수 없는 것은 알 수 없는 것으로 남겨두는 것이 지혜이건만, 그들은 그럴 생각이 없다. 노자는 言者不知, 知者不言이라 했다. 美言不信, 信言不美라고도 말했다. 말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도 하지만, 벽이 되어 소통을 가로막기도 한다. 오늘날 종교적 언어는 다리로 작동하는가, 아니면 벽으로 작동하는가?


아름다운 삶의 본보기였던 욥은 하루 사이에 심연의 고통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아무런 이유도 없었다. 친구들은 그를 다그치면서 죄를 토설하라 으르대지만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아파할 뿐이었다. 그를 괴롭힌 것은 육체의 고통만이 아니었다. 질서정연하던 세계가 무너지자 무의미의 심연이 그를 삼키고 말았던 것이다. 세계의 든든한 토대라고 믿었던 공평과 정의가 무너진 세상 앞에서 욥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많은 설교자들이 욥기 1,2장과 42장을 본문으로 택하곤 한다. 그곳에서 욥은 신실한 믿음의 태도를 고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욥기의 핵심은 3장부터 41장에 이르는 대목이다. 욥은 자기가 태어난 날을 원망하고, 하나님을 법정으로 소환하려 하기도 한다. 심연과 심연 사이에 놓인 외줄 위에 선 것처럼 위태로운 생존을 이어가면서도 그는 쉽게 신의 은총에 귀의하려 하지 않는다. 그 까칠한 버팀은 친구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지만 욥은 스스로를 속일 수 없었다. 욥기의 마지막 장에서 욥은 "깨닫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을 하였습니다. 제가 알기에는, 너무나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하고 고백한다.


욥은 마침내 자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가 깨달은 것은 세상에는 자기의 이해를 뛰어넘는 일이 많다는 사실과 인간은 그런 부조리함을 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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