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밀소바 맛집 소복소복
한 달 전 같은 지방의 후배목사가 요즘 이천에서 뜨는 맛집을 소개했다. 이천의 ‘소복소복’이라는 메밀소바집인데 점심시간에는 40분을 줄서서 대기할 정도로 맛이 있다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이니 시원한 메밀소바가 당기기도 해서 아내와 함께 방문했다. 그 날은 오후 1시 20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0분을 기다린 후에 테이블에 앉았다. (사실 이날은 세 번째 방문이었다. 이전에 두 번을 방문했었지만 허탕을 치고 말았다. 첫 번째는 오후 4시에 방문했는데 재료소진으로 장사가 끝났다고 했고, 두 번째는 월요일에 찾아갔는데 휴무였다)
주차장은 넉넉했고, 매우 깔끔한 식당은 아주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메밀소바가 다 거기일 텐데 얼마나 맛있으면 이렇게 인기가 있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메뉴를 고르고 있는데 이 집의 메뉴는 간단하지만 다른 소바집과는 차이가 있었다. 새우소바와 장어소바 딱 두 종류였다. 새우소바는 메밀소바 위에 새우튀김을 3개 올려주고, 장어소바는 장어 한 마리 튀김이 올려져 있다. 가격은 새우소바가 11000원, 장어소바는 15000원이다. 좀 더 큰 사이즈의 장어튀김이 올려진 (특)장어소바는 16,000원이다. 그 외에 새우튀김은 새우 10마리가 튀겨 나오는데 13,000원이고 장어튀김은 장어 한 마리가 튀겨져 나오는데 12,000원이다. 1000원을 추가하면 곱빼기 메뉴를 먹을 수 있다.
우리는 새우소바 보통과 곱빼기를 주문했다. 반찬은 유자단무지와 빨간 백김치가 나온다. 기다리는 동안 주방에서 새우와 장어를 튀기는 주방장을 보니 양 팔에 상처가 많았다. 아마도 튀김을 튀기다가 기름이 튀어서 생긴 상처인 듯해서 안쓰러웠다. 잠시 후 드디어 요리가 나왔다.
푸짐한 메밀소바위에 살얼음 육수가 있고 그 위에 파, 김, 무 간 것, 튀김가루, 겨자소스, 등 각종 양념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다. 시원한 국물을 맛보니 간이 딱 맞다. 가쓰오부시 맛과 쯔유의 짠맛, 그리고 깊은 단맛이 나는 전통적인 소바육수맛이다. 면도 차갑게 냉수마찰을 잘 해서 나왔다. 그 위에 올려져 있는 새우튀김을 한 입 먹어보니 ‘아! 이거야!’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먹어보니 ‘이 집은 잘 될 수밖에 없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우튀김이 너무 신선하고 바삭했다. 반죽의 비율도 중요하고, 길다랗게 하나씩 튀겨내는 기술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좋고 신선한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비법인 듯하다.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튀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전혀 다른 바삭함이라고 할까? 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 먹는지 충분히 이해될 정도이다.
곱빼기 양이 많아서 배부르게 먹었다. 많이 먹지 않는 아내는 보통을 시켰는데도 조금 남겼다. 이곳에 와본 후배는 장어소바가 더 고소하고 맛이 있다고 했다. 이날은 새우소바를 주문했지만 다음에 방문할 때는 장어소바 곱빼기를 시킨 후 새우튀김 1인분을 주문하면 아내와 둘이서 훨씬 더 만족스런 식사를 할 것 같다.
소바는 일본식으로 조리된 메밀국수를 말한다. 소바는 일본에서는 우동, 라멘과 함께 대중적인 면요리로 차갑게 찍어먹는 냉모밀(자루소바) 외에도 온면(가케소바)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소바는 (쯔유를 베이스로 하는 메밀소바) 일제강점기를 계기로 일본으로부터 전래된 소바가 현지화된 것이다. 소바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대나무찜기(세이로)에 삶아서 건져낸 메밀국수가 돌돌 말아 올려져 있고, 일본식 간장의 일종인 쯔유를 베이스로 한 차가운 장국이 갈아놓은 무(오로시)와 함께 나온다. 무 간 것을 쯔유 장국에 섞은 후 메밀면을 찍어서 먹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소바집은 남대문 부근의 1961년부터 시작해서 53년 전통 송옥국수집이 있다. 일본으로부터 전래된 메밀소바면에 한국식 쇠고기 육수가 만나 탄생한 경상남도 의령군의 의령소바도 유명하다. 소복소복은 강원도 동해시에 본점이 있는 프랜차이즈 소바집으로 강원도에는 원주, 횡성, 춘천, 경기도에는 여주, 이천, 충북 충주, 경남 양산에 가맹점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 사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소바를 좋아하고 튀김도 좋아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임석한


